자동차는 최근 기술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분야입니다. 이제는 모터쇼뿐만 아니라 세계 가전 전시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나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모이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Mobile World Congress)에서 자동차를 마주하는 건 어색한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기존 자동차 산업과 다른 가치를 창출하고자 커넥티드 카, 전기차, 자율 주행차 등 다양한 형태로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요. 사물인터넷의 확장으로 부품, 로봇 등이 자동차에 적용되어 상용화되고 있죠.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Head-Up Display)도 그런 기술 중 하나입니다.
초기 HUD는 항공기에 정보를 표시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였습니다. 특히, 교전 중에도 속도와 고도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전투기에 꼭 필요한 기술이었죠. 조종사가 전방을 주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로 '전방 시현기'로도 불리고, 고개를 든 상태에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헤드 업 디스플레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렸습니다.
l 파나소닉의 HUD를 위한 ‘Head Tracking’ 개념(출처: https://youtu.be/6L5ZY1TupSk)
그렇다고 HUD가 기술적으로도 외면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표시할 정보가 부족했고, HUD가 꼭 편한 건 아니었기에 보편적인 기술로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었죠. 차량용 HUD는 2010년쯤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HUD에 담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콘택트 아날로그(Contact Analogue)'나 HUD 2.0으로도 불렸는데요. 개발은 이전부터 진행되었지만, 2010년부터 상용화 계획이 명확해지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개념은 간단합니다. 외부 환경의 실제 물체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여주며 운전자를 지원하는 것이죠. 속도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지침, 보행자 확인, 안전 관련 물체 강조 등 훨씬 늘어난 정보를 차량 전면 유리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l BMW의 HUD 시뮬레이션 모습(출처: https://youtu.be/hYLZ2ehwy-A)
하지만, 윈드실드(windshield)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것은 큰 비용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BMW 등 제조사는 마음만 먹으면 전체 윈드실드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지만,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사후 지원 문제와 마땅한 안전 규정도 없는 상태에 무리해서 상용화하는 것은 도박과도 같았습니다. 1
결국은 몇 가지 정보만 표시할 수 있는 좁은 영역에 머물렀는데요. 그러나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과 연동한 편의 기능, 보안 기능 등이 인기를 끌면서 HUD 보급은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l 차량용 HUD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출처: https://youtu.be/CLw-utI36Fg)
HUD를 통해 탑승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로서 외부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물론, 파나소닉의 컨셉이 현실이 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러나 HUD로 보여준 자동차의 AR 플랫폼화 가능성은 뚜렷하고, 자율 주행 시스템의 발전 현황을 보면 HUD의 다음 단계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스마트폰이 앱 마켓 플레이스로 넓게 확장했던 것처럼 자동차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상 통화 등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당연한 솔루션일 테고, 주변 상점의 주요 할인 품목을 알려준다거나 주차장 근처로 가면 주차 공간 및 주차 요금 확인 등도 가능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라면 충전 가능한 충전소 안내도 가능하겠죠. 이처럼, 이용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플랫폼에 추가하고, HUD를 통해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AR의 적용 분야는 매우 광범위합니다. 기존에는 AR에 참여하기까지 몇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는 수동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습니다. 발전한 3D 스캔과 3D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있지만,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시선을 한 지점에 일치시켜야 하는 단계까지는 쉽게 해결하지 못했는데요.
AR 플랫폼으로써 스마트폰은 그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발전해서 자동차는 AR을 수동적인 기술에서 벗어나게 해줄 공간이며, HUD는 현실과의 연결 고리를 느슨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HUD와 함께 더 발전할 AR의 미래를 상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맥갤러리 | IT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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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는 윈드실드 글라스를 말하는 것으로, 흔히 프런트 글라스 또는 앞창이라고 한다. 실드는 차단한다는 뜻이다.(출처: 자동차 용어사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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