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 상해에서는 시아순(SIASUN), 이포트(EFORT), 판다 로봇(PANDA ROBOT) 등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기업들과 화낙, 야스카와, 쿠카, ABB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 최대 로봇 전시회인 ‘제7회 상해 국제로봇 전람회(CiROS 2018)’와 자동차 산업 및 재료 전시회인 ‘제14회 AMTS(Shanghai International Automotive Manufacturing Technology & Material Show)’가 ‘국가회전중심(国家会展中心:NECC)’과 ‘신국제박람중심(新国际博览中心:NIEC)‘에서 열렸습니다.
CiROS 2018이 로봇 공급 업체 중심 전시회라면 AMTS 2018은 시스템통합(SI) 업체, 로봇 공급 업체, 솔루션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이 한데 어우러진 전시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CiROS는 AMTS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글로벌 업체들의 참여가 예전보다 저조했고, 전시 규모도 지난해보다 작았습니다. 이에 반해 AMTS는 글로벌 로봇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했고, 관람객들도 CiROS보다 붐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l 상해 AMTS(출처: 공식 홈페이지 http://www.shanghaiamts.com)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로봇 굴기’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중국 로봇 기업들의 기술력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는 이번 두 전시회에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이번 상해 전시회를 통해 중국의 로봇 산업과 생태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l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업체인 시아순의 CiROS 전시 부스
AMTS 전시회를 둘러보면 SI 업체와 로봇 공급 업체를 중심으로 로봇 산업 생태계 형성 및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로봇 공급 업체가 수요 기업 발굴, 로봇 자동화 시스템 설계, 제품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맡지만, 중국은 SI 업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내 SI 업체들은 글로벌 로봇 업체나 중국 로봇 업체, 애플리케이션 및 솔루션 업체들과 협력을 유지하면서 로봇 수요 기업의 로봇 자동화 설계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도한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여기에 로봇 그리퍼, 3D 비전 시스템, 감속기 등 로봇 부품 업체 등이 로봇 생태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 기업들의 핵심 부품 글로벌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 빈자리를 글로벌 부품 기업들이 뒷받침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핵심 부품을 여전히 일본, 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l 쿠카의 자동차 제조용 검측 로봇
특히 AMTS에선 자동차 용접 로봇, 레이저 가공 및 용접 로봇, 부품 조립 로봇 등 다양한 자동차 및 제조산업용 산업용 로봇들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산업용 로봇 가운데는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것도 있지만 글로벌 로봇 기업인 쿠카, 화낙, ABB, 야스카와 등의 비중이 워낙 강합니다.
l ABB의 자동차 부품 조립 로봇
일본 화낙은 산업용 로봇 분야에선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화낙은 AMTS에 다양한 산업용 로봇과 3D 스캔 및 검측 로봇 등을 선보였습니다. 화낙은 상해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는데 필자가 이번 행사 기간에 방문한 화낙 상해 현지법인에 마련된 산업용 로봇 시범 전시관에도 자동차 제조용 로봇과 ‘공업 4.0(인더스트리 4.0)’을 표방하는 로봇들이 많았습니다.
자동차 도색 로봇, 7축 전기 용접 로봇, 자동차 또는 휴대폰 검사를 위한 3D 스캐닝 및 검측 로봇 등을 전시, 중국 제조 산업에 대한 화낙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l 화낙 상해법인 시범 전시장에 설치된 자동차 도색용 로봇
이번 전시회에선 글로벌 로봇 기업뿐 아니라 니콘, 올림푸스 등 카메라 전문 업체들도 산업용 로봇에 장착할 수 있는 비전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대중적인 카메라 브랜드들이 산업용 로봇 업체들과 협력하는 구조가 마련되고 있는 것입니다.
l 화낙의 산업용 로봇에 니콘의 비전 시스템 장비가 설치돼 있다.
중국 산업용 로봇 업체 중 이스툰(ESTUN)이 자동차 조립 로봇을 출품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본 야스카와와 중국 ‘셔우강그룹’과 합작법인인 야스카와셔우강(YSR)을 비롯해 이포트, 엘리트 로봇(Elite Robot), 산펑지능(SanFeng Intelligent Conveying Equipment), 판다 로봇 등 업체들이 다양한 종류의 산업용 로봇과 협동 로봇을 전시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아직 중국 기업들이 쿠카, 화낙, ABB 등과 경합할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중저가 산업용 로봇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l 중국 로봇 전문기업 이스툰의 자동차 부품 조립 로봇
중국 로봇 업체들은 물류 로봇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쿠카의 산업용 로봇을 탑재한 모바일 이동 로봇, 작업자의 얼굴을 인식해 추종하는 CSG의 물류 로봇, 모바일 로봇에 협동 로봇을 얹은 시아순의 복합 로봇인 ‘HSCR5’ 등이 대표적입니다.
l 시아순이 공개한 뱀 팔 로봇,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공간에 들어가 물체를 잡을 수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로봇 전문 업체인 시아순(SIASUN)도 산업용 로봇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업체입니다. 시아순은 이번 전시회에 협동 로봇, 휴머노이드형 양팔 협동 로봇, 자율반송차(AGV) 등 물류 로봇, 서비스 안내 로봇, 뱀 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을 선보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협동 로봇 확산 분위기를 반영, 시아순이 협동 로봇 분야를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아순은 이번 전시회에 뱀 팔 로봇(Snake arm robot)을 내놓아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습니다. 뱀처럼 유연한 동작이 가능한 뱀 팔 로봇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협소한 공간이나 위험한 장소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번 상하이 로봇 전시회는 중국 로봇 산업의 중요한 트랜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 로봇 산업이 우리 로봇 산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로봇 산업계에서 맹위를 떨칠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글 l 장길수 l 로봇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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