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차가 시속 45km로 도로 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방에 아이들이 무단횡단을 하려고 합니다. 주행 차선 왼쪽에는 차량 한 대가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운전하고 있다면 급정차를 할지, 빠르게 지나칠지 수 밀리 세컨드(1,000분의 1초) 내에 결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율주행차는 차량에 설치된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그리고 위성통신 등으로부터 식별한 물체 종류와 차량 흐름, 차간 거리, 주변 도로 상황 등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한 뒤 차량의 진행 방향을 전달받게 됩니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사람이 판단을 내리는 시간보다 꽤 늦을 것이며, 이 시간차는 보행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차량의 진행 방향 분석을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즉각 수행한다면 위험 요소를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 최근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자율주행차는 90분 안에 4TB 정도의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이는 3,000명이 3년 동안 인터넷을 사용할 때 나오는 데이터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또한 스마트팩토리는 하루 1,000TB의 데이터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폭증하는 수 MB ~ 수십 MB 이상 되는 비디오 및 이미지 데이터를 모두 클라우드로 보낼 경우, 네트워크 대역폭뿐만 아니라 스토리지 소요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입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부분적으로 필요한 데이터만 필터링해서 클라우드로 전송하면 네트워크 대역폭 감소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위의 두 사례에 적용되는 유용한 기술이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입니다. 엣지는 컴퓨팅이 일어나는 가장자리, 주변부란 의미로,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단말기나 단말기와 근접한 위치에 있는 각종 장비를 말합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엣지는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은 SNS, 사진, 동영상, 지문 인식 등 무수한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또한 제조공장에 적용되는 온•습도 측정 디바이스와 일사량, 풍속 등을 측정하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기 등이 엣지에 해당됩니다.
엣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저장 및 처리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엣지 또는 엣지 근처로 가져오는 컴퓨팅 방식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10여 년 전 등장한 이후 기술 발전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최근에는 분산 컴퓨팅, 서버리스(Severless) 컴퓨팅, 엣지 컴퓨팅 등 수많은 컴퓨팅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이중 엣지 컴퓨팅은 가트너, IDC, 포브스, LG경제연구소 등 국내외 많은 리서치 기관으로부터 주목받는 최신 기술이자, 가트너 2018년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로 선정됐습니다.
그럼 엣지 컴퓨팅은 클라우드가 아닌 온 프레미스(On-Premise)에 구축한 서버 및 임베디드 컴퓨팅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기존 컴퓨팅은 센서를 통해 빛, 소리 등 물리적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해 데이터를 생산하고 생산된 데이터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게이트웨이(Gateway)에서 수집됩니다.
l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 비교 (출처: LG경제연구원, 2017)
게이트웨이는 데이터를 적합한 프로토콜로 변환해서 데이터 분석과 처리를 하는 클라우드로 전송합니다. 이에 비해 엣지 컴퓨팅은 컴퓨팅이 가능한 디바이스 그 자체나, 게이트웨이가 엣지 디바이스 또는 엣지 근처로 이동해서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는 데이터 처리, 분석, 제어 등을 수행합니다.
또한 엣지 컴퓨팅은 기존 컴퓨팅보다 성능과 메모리 속도가 향상되고, 대역폭도 더 넓습니다. 그리고 소형 디바이스에 고성능 컴퓨팅이 가능하도록 콤팩트하고 저전력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엣지 컴퓨팅 등장 이후에 나온 칩(Chip)을 그 이전의 칩과 비교해보면 컴퓨팅 성능은 1.6배, 네트워크 성능은 2.9배, 스토리지 성능은 2.8배로 증가됐습니다. 이처럼 엣지 컴퓨팅은 디바이스들의 물리적인 위치가 변경된 것과 성능이 향상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온 프레미스나 임베디드가 주로 정형, 단기 데이터 중심의 분석이었다면, 엣지 컴퓨팅은 엣지 디바이스의 고성능 컴퓨팅이 부가되면서 비정형, 장기, 실시간 중심의 분석뿐만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 관계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등 머신러닝,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AI) 추론이 가능해졌습니다.
엣지 컴퓨팅은 앞서 사례를 든 자율주행차의 경우처럼 1/1,000초의 지연 시간에도 민감한 상황이나, 시추현장, 선박 등 많은 양의 데이터가 발생하거나 접속 환경이 열악해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엣지 컴퓨팅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의 드론 쇼에 적용되었습니다. 이 드론 쇼에는 드론이 1,218대가 동원되었습니다. 드론은 GPS, 카메라 센서, 컴퓨터 비전 기술을 탑재하고 있어, 3D 스냅샷으로 사물의 거리감, 입체감, 깊이감, 크기를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다른 드론을 체크하고 바람 등 흔들림 같은 변수가 생겼을 때 스스로 판단하여 드론 간 충돌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l 엣지 컴퓨팅의 주요 적용 영역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7. 9)
그리고 엣지 컴퓨팅은 미국 포틀랜드시의 교통안전 센서 프로젝트에도 적용되었습니다. 포틀랜드시는 도로에 스마트 가로등을 설치하여, 차량 및 자전거의 이동과 주차, 보행자 통행, 도로 환경 데이터를 수집, 분석합니다. 또한 프라이버시 침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안면 인식, 차량 번호 판독 등의 정보는 엣지에서 처리합니다.
LG CNS는 최근 구글과 공동 개발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유리기판을 판별하는 비전 검사에 엣지 컴퓨팅을 적용했습니다. 1주일 만에 불량 판정 정확도를 99.9%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도출했습니다.
앞으로 엣지 컴퓨팅이 지금보다 기술 성숙도가 높아지면, 스마트시티의 도시 안전이나 시설물 예지 보전에도 적용될 것입니다. 또한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타이어를 비롯하여 자율주행 자동차 관제 솔루션 등 스마트 교통사업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가 다양한 사업 영역에 활용 효율성이 높은 엣지 컴퓨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글 l LG CNS 정보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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