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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nsight

코딩 재료가 문 앞에? 이제 코딩 교육도 구독한다!

바야흐로 모든 것이 구독되는 시대입니다. 넷플릭스 같은 콘텐츠 기업부터 자동차, 쇼핑, 운동, 가구, 의료 기업까지 구독 경제[각주:1]를 활용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교육 업계, 특히 코딩 교육 분야에서도 구독 경제 도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자금에 의지하던 많은 코딩 기업들이 구독 경제로 수익 구조에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죠.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매달 코딩 재료를 집으로 배달해드립니다.”



현재 코딩 교육 시장에선 어린이 교육과 취업 교육 영역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중 어린이 코딩 교육 분야는 공교육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지만, 그동안 한 가지 넘지 못한 벽이 있었습니다. 바로 수익화 부분입니다. 초기 시장을 이끈 기업들은(미국의 스크래치(Scratch), 코드닷오알지(Code.org),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한국의 엔트리(Entry) 등) 비영리 성격이 강해 후원금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후발 스타트업들 역시 활발한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만들곤 했죠. 이 중 하드웨어 기반 코딩 기업들은 나름대로 수익 창출 부분에선 꽤 선전하고 있었습니다. 학교나 학원에 대량으로 납품하면서 큰 매출을 만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스피로, 카노, 오스모, 파이모로니같은 기업이 이에 속합니다. 스피로는 로봇과 결합한 코딩 교육을, 카노는 자체 하드웨어 키트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한 코딩 교육을 제공합니다. 오스모는 태블릿에 연결할 수 있는 코딩 교구를 개발했고, 파이모로니는 라즈베리파이(Raspberry Pi)[각주:2]를 활용해 교육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위와 같은 기업은 개인에게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학교나 기업, 단체 등을 고객으로 발굴해 성장 동력을 얻었습니다. 즉 B2B 모델에 특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에는 B2C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수익 모델은 구독 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마치 빨간펜이나 구몬 학습지처럼 새로운 교육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주는 방식인데요. 서비스 비용을 월 단위로 나눠 구매자의 부담을 낮추고, 매달 새로운 콘텐츠로 학생들의 흥미와 집중도를 높인 것이 특징입니다. 비츠박스는 전형적으로 그러한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l 비츠박스 크라우드 펀딩 소개 페이지 영상 (출처: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bitsbox/bitsbox-monthly-coding-projects-for-kids)


2014년 구글 출신 직원들이 설립한 이 회사는 6~12세를 공략한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한 달에 20~40달러를 내면 매달 새로운 코딩 교육 재료와 콘텐츠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데요. 특히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도 코딩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콘셉트는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으며,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우리 돈 3억 원을 모금하는 것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구독 경제 모델로 설립 2년 만에 수익 130만 달러 (우리 돈 약 15억 원)을 모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비츠박스가 매달 보내는 상자 안에는 교재뿐만 아니라 장난감, 스티커, 학부모용 자료 등이 포함됩니다. 교재는 마치 동화책처럼 구성됐는데요. 학생은 교재에 나온 짧은 프로그래밍 코드를 따라 입력하고, 이를 QR코드로 찍으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형태로 스마트폰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l 비츠박스 서비스 예시. 매달 배달되는 상자 안에는 코딩 학습 자료가 포함된다. 프로그래밍 코드는 짧으면 4줄, 많으면 40줄 분량이며, 코드를 정확히 입력하면 이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s://bitsbox.com/)


아마존도 코딩 교육 교구를 매월 보내주는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2017년부터 시작한 일명 ‘스템 클럽(STEM Club)’이란 서비스입니다. 매달 19.99달러를 내면 나이 별(3~4세, 5~7세, 8~13세 버전)로 알맞은 코딩 교육 도구를 배달해 주는 형식입니다.


전문가가 교구를 직접 골라주고, 제품 가격은 기존 쇼핑몰보다 최대 40% 저렴하다는 혜택이 있어 홈스쿨링을 하는 학부모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아마존은 쇼핑몰 매출을 높이면서도, 사회 공헌 성격의 코딩 교육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스템 클럽은 2019년까지 진행됐고, 2020년에는 서비스를 임시 중단한 상태입니다.


초소형 컴퓨터와 전자 부품을 월 단위로 보내주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와이어스랩(Two Wires Lab)은 아두이노[각주:3]를 활용한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매달 학습교재와 전자 부품을 집으로 배달해 준다고 하는데요. 이곳의 장점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만화 교과서입니다.


학생들은 만화 속 주인공의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미션을 수행하고, 아두이노 전자제품을 조립하고 코딩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투와이어스랩은 교재 개발을 위해 만화가를 직접 영입하는 등 역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l 투와이어스랩 교육 상품. 파드파이(PodPi)라는 만화책 교재로 코딩원리를 알려준다 (출처: http://www.podpi.com/whats-inside )


크레이이션 크레이트는 온라인 강의와 아두이노(Arduino) 부품을 월 단위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에선 강사가 직접 부품 조립 과정을 보여주면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메이크 크레이트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키위코의 경우, 기존 전자 부품에 일상생활소품을 결합한 게 특징입니다. 전동 연필깎이, 스탠드 조명, 우쿨렐레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매달 보내줘 공학에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l 키위코 엔지니어링 코스 제품들. 스탠드 조명을 만드는 과정이 담겨있다 (출처:  https://www.kiwico.com/)


 교육계 넷플릭스를 꿈꾸는 온라인 코딩 학교


이번엔 온라인 강의 분야를 살펴보겠습니다. 코딩 교육은 그 어느 과목보다 온라인 강좌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곳입니다. 이 영역에는 프로그래밍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교양 강의 제작 업체(링크드인 러닝, 플루럴사이트, 코드카데미, 코드어벤져스), 수료증이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 강의 제공 업체(코세라, 에덱스), 그리고 현업에서 수요가 높은 기술을 알려주는 이른바 취업 맞춤형 강의 업체(유다시티, 트리하우스, 제너럴어셈브리, 앱아카데미)가 존재합니다.


여기에 포함한 기업들은 짧게는 5년부터 많으면 20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강의를 보유하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쌓인 강의를 월 이용료를 낸 사용자에게 열어 두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강좌로 유명한 MOOC 플랫폼 코세라는 2016년부터 월 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과거에는 강좌 하나를 수강하기 위해 200~500달러를 냈어야 했다면[각주:4] 2016년부터는 일종의 할부처럼 월 단위로 수강료를 낼 수 있게 변경했습니다. 당시 코세라는 월별 요금 방식을 선택한 학생들에게서 높은 수료율을 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월 단위로 수강료를 지불한 학생과 모든 비용을 한 번에 미리 결제한 학생을 비교했을 때, 끝까지 강의를 듣는 학생 비율이 전자가 2.5배 높았다고 합니다. 많은 MOOC 기업이 강의 수료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각주:5] 이 통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코세라는 2020년 2월부터 ‘코세라 플러스’라는 구독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아직 시범 운영 중이지만 1년에 399달러를 낸 사용자는 코세라에 등록된 3천여 개 강의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고 수료증도 받을 수 있습니다.


l 코세라 플러스 (출처: https://www.coursera.org/courseraplus)


영국의 대표 MOOC 서비스인 퓨처런은 2019년 5월부터 ‘퓨처런 언리미티드’라는 구독 모델을 시작했습니다. 퓨처런은 2018년 사용자 3천 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짧은 분량의 강의를 여러 개 수강하려는 사용자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한 결과로 나온 것인 ‘퓨처런 언리미티드’입니다. 1년에 250달러를 지불하면, 퓨처런에 등록된 수백 개의 강의를 자유롭게 듣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퓨처런은 월 단위 가격 정책으로 연속적인 학습 경험을 수강생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다시티 역시 구독 경제 시스템을 잘 이용하는 MOOC입니다. 유다시티는 무료 강의와 구글과 공동제작한 강의를 기반으로 인기를 끌다가 2014년부터 ‘나노디그리(Nanodegree)’[각주:6]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많은 유료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매출액은 2017년 7천만 달러, 2018년 8,8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2019년에는 1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용자는 나노디그리 강의를 월 단위로 내거나 한 번에 미리 낼 수 있는데요. 만약 영상 시청이나 과제 제출을 빨리 한 경우 강의 수강 기간이 줄어들어 수강료를 절약할 수도 있습니다. 한창 고공행진을 달리던 유다시티는 2018년 정리해고를 해야 할 정도로 성장세가 주춤했는데요. 그 위기 원인에 스스로 신규 콘텐츠의 품질을 지적했습니다.


즉, 신규 나노디그리 콘텐츠 수준이 예전보다 못했고, 그로 인해 수익이 줄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이러한 유다시티의 행적은 MOOC 사용자 유치에 양질의 신규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유다시티는 최근 오래전 제작했던 무료 강의들은 삭제하고, 전반적으로 강의 질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취업 실무 교육에 특화된 사이트들은 크게 ① 짧은 분량의 강의를 대량으로 제공하는 기업과 ② 1~6개월 분량의 긴 수업을 제공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첫 번째 모델은 아무래도 강의 수가 많은 만큼 월 정액제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이며, 두 번째 모델은 일부 월 정액제를 활용하지만 대부분이 강좌별로 강의를 판매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두 분야에서 어느 분야가 더 성과를 만들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비상장 기업이라 매출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중 플루럴사이트는 몇 안 되는 상장 기업으로 기업 매출을 분기별로 외부에 알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월 요금제 형식으로 강의를 판매하고 있으며, 2019년 매출은 3억 1,69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33% 오른 수치입니다.


1995년에 설립된 온라인 강의 계 터줏대감인 린다닷컴은 플루럴사이트의 대표 경쟁자입니다. 이들도 월 요금을 지불하면 유료회원 기간 동안 홈페이지 내 모든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2017년 린다닷컴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됐고, 이후 이름이 ‘링크드인 러닝’으로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인수 이전인 2015년 매출은 1억 5천만 달러였으며, 수익의 3분 2는 개인 회원에게서, 3분의 1은 기업 고객에게 얻었다고 합니다.


구독 경제가 반드시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고,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오히려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온라인 강의 기업 중 직접 강사를 고용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만들어 올리는 이른바 ‘오픈 플랫폼(링크드인러닝, 플루럴사이트, 유데미 등)’에선 강사와 수익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부분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치 음원 사이트처럼 콘텐츠 제작자와 플랫폼 기업 간의 분쟁이 발생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 강의 기업들은 강사에게 미리 제작비를 주거나 영상이 개발된 이후 매달 유료 사용자를 계산하고 로열티를 나눠주는 등 다양한 수인 분배 방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l 한국소비자원이 펴낸 2019년 ‘구독 경제에서의 소비자 문제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 中, 재구성 

(출처:  https://www.kca.go.kr/)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딩 교육 업계에서 구독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 사태로 홈스쿨링과 온라인 코딩 교육은 더욱 확산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교육 콘텐츠가 많이 축적돼 이를 기업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도 코드잇이라는 코딩 교육 기업이 ‘멤버십’이란 형태로 월 정액제 모델을 도입해 온라인 코딩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하루 매출액이 3천만 원을 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코딩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구독 경제가 전 세계 코딩 교육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글 l 이지현 l 테크저널리스트 (j.lee.repor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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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 스피로: https://sphero.com/

  • 카노: https://kano.me/row

  • 오스모: https://www.playosmo.com/en/coding/

  • 파이모로니: https://shop.pimoroni.com/

  • 비츠박스: https://bitsbox.com/

  • 스템 클럽: https://www.amazon.com/dp/B01M7UD21X?tag=mashable-editpost-20&ascsubtag=07yzWEX3SGzLQ4KBoHiTBgB

  • 투와이어스랩: http://www.podpi.com/modules-preview

  • 크레이이션 크레이트: https://www.creationcrate.com/

  • 메이크 크레이트: https://www.makecrate.club/

  • 키위코: https://www.kiwico.com/

  • 코세라 플러스: https://blog.coursera.org/introducing-coursera-plus-a-subscription-plan-for-unlimited-learning/

  • 퓨처런: https://www.futurelearn.com/

  • 퓨처런 언리미티드: https://www.futurelearn.com/unlimited

  • 유다시티: https://www.udacity.com/

  • 플루럴사이트: https://www.pluralsight.com/

  • 링크드인 러닝: https://www.linkedin.com/learning/

  • 코드잇: https://www.codeit.kr/




  1. 한 번에 상품, 서비스 비용을 내는 것이 아니라 월간이나 연간처럼 특정 주기 단위로 일정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 모델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초소형 컴퓨터로 여러 부품을 조립해서 계산기, 시계, 스피커 등을 만들 수 있다. [본문으로]
  3. 라즈베리파이와 비슷한 제품으로 초소형 컴퓨터로 다양한 부품을 결합해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다. [본문으로]
  4. 과제 제출을 원하지 않거나, 교수의 피드백이 필요 없는 경우, ‘청강(audit)’모드를 선택해 무료로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본문으로]
  5. 온라인 강의는 그 특성상 강제성이 없어 강의를 듣다가 중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MOOC 기업들은 중도 포기자를 줄이는 방법을 많이 연구하고 있다. [본문으로]
  6. 단어 그대로 ‘작은 학위’라고 불릴만큼 특정 주제에 대해 이론과 실습을 깊게 배우는 과정이다.자율주행차 나노디그리, 웹개발 나노디그리, 데이터과학 나노디그리 등 그 종류는 다양하다. 동영상 강의 뿐만 아니라 실습에 대한 피드백과 취업에 필요한 여러가지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