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통신망의 구축,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확산, 첨단 센서 기술의 발전 등에 힘입어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의료 분야 사물인터넷을 의미하는 IoMT(Internet of Medical Things)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IoMT는 첨단 센싱 기술을 갖춘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의료 장비와 스마트 단말기를 이용해 환자 또는 일반인들의 활력 징후(Vital Sign) 및 신체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서버나 클라우드에 전송함으로써 의료 기관들이 한층 진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올더리서치(AllTheResearch)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IoMT 시장은 지난 2018년 445억 달러에서 2026년에는 2,542억 달러 규모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전체 IoMT 시장 중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27%를 차지하면서 가장 큰 부분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는 2018년 현재 50만 개 이상의 의료기술이 존재하는데, 스마트 워치나 웨어러블 밴드 등의 보급 확산으로 IoMT의 범주에 들어가는 디바이스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착용자의 액티비티 활동을 모니터링해 주는 ‘피트니스 트랙커(Fitness Tracker)’를 비롯해 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워치, 스마트 신발, 스마트 의류 등 제품들이 속속 등장해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심박 수, 체온, 혈압, 호흡수, ECG(심전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는 이제 어엿한 의료 기기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IoMT 디바이스가 존재하지만, 현재 의료 건강 시장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스마트 워치입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 워치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4,200만 대의 스마트 워치가 판매되었는데 매출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상승한 수치라고 합니다.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마트 워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판매되고 있는 전체 스마트 워치 가운데 60%가 심박 수 측정 기능을 내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많은 제품에 낙상 감지, 산소 포화도(Sp02) 측정 등 기능이 탑재될 것이란 점입니다.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폰에 운동 데이터 및 활력 징후 측정 기능이 처음에 도입됐을 때 많은 이들은 의심의 눈으로 쳐다보았으나 지금은 이들 제품이 의료 건강 기기로서 가진 역량과 잠재력에 대해 누구도 의심치 않습니다. 올 초부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스마트 워치의 체온 측정 기능이 코로나 진단에 활용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 전문 기업인 핏빗(Fitbit)은 최근 3종의 스마트 워치 및 피트니스 트래커를 출시했습니다. 프리미엄급 제품인 ‘핏빗 센스(Fitbit Sense)’는 스마트 워치 가운데 처음으로 피부 전기 활동(EDA) 센서를 부착해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l 핏빗이 스마트 워치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피부전기활동(EDA) 센서를 부착한 ‘핏빗 센스’를 출시했다.
(출처: 핏빗 홈페이지)
스마트 워치 위에 손바닥을 올려놓으면 피부 습도의 전기적인 변화를 감지해 스트레스 수준을 측정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사람이 긴장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손에 땀이 많이 나는 것에 착안한 기술입니다. 착용자는 EDA 측정값을 비롯해 심박 수, 심전도(ECG), 피부 온도, 산소 포화도(SpO2), 심박변이도(HRV) 등 활력 징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사용자들 사이에선 스마트 워치의 심전도(ECG) 측정 기능이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ECG 측정 기능을 갖춘 최초의 제품은 2018년 9월 애플이 내놓은 애플 워치 시리즈 4입니다. 이 제품은 미 식품 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의료 기기로 정식 인정을 받았습니다.
심전도 검사는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매우 빠른 파형을 형성하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부정맥 질환) 등 심장 질환을 진단 및 치료하기 위해 시행하는데, 몸의 여러 곳에 전극을 부착하고 측정해야 하므로 환자 입장에선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닙니다. 병원 밖 일상생활 공간에서 측정하는 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죠.
l 홀터 장비를 착용한 모습 (출처: 오픈PR, https://bit.ly/2ZmNi3X)
심장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휴대형 장치인 ‘홀터(Holter)’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지만,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스마트 워치에 ECG 측정 기능이 탑재되면서 심장병 환자들은 일상생활 중 큰 불편 없이 ECG를 측정할 수 있고, 관련 데이터를 PDF 문서로 의사에게 제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선 스마트 워치의 ECG 측정 기능이 허용되지 않아서 애플이 국내 판매되는 스마트 워치의 ECG 기능을 비활성화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국내 사용자들이 애플 스마트 워치의 ECG 잠금 기능을 자의적으로 풀어 사용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애플의 ECG 측정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품목 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워치 애플리케이션인 ‘삼성 헬스 모니터’의 혈압과 심전도 측정 기능에 대해 올해 4월과 5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완료함에 따라 혈압과 ECG 측정의 국내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여러 스마트 워치 업체들이 ECG, 혈압, 산소 포화도 측정 등 더욱 많은 기능을 속속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 워치의 의료 기기로서의 잠재력은 더욱 확대될 게 분명합니다. 애플은 지난 2015년 의사와 과학자들을 위한 오픈소스 프레임인 ‘리서치키트(ResearchKit)’를 공개한데 이어 2017년에는 개인들을 위한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케어키트(CareKit)’도 런칭해 개발자들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애플은 2018년 파킨슨병 증상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리서치 키트(ResearchKit)’ API에 ‘운동 이상(Movement Disorder)’ API를 추가했습니다. 이 밖에도 리서치 키트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 등 애플 단말기를 이용해 관절염, 뇌전증, 심지어는 우울증 증세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 외에도 디지털 알약, 콘텐트 렌즈 등 다양한 첨단 IoMT 디바이스들이 있는데요. 일상으로 파고드는 IoMT 2편에서 소개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l 장길수 IT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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