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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지 않아도 모든 게 가능한 세상? 비접촉 시대

2021. 8. 23. 09:30

'비접촉(Contactless)'은 고전적인 동향 중 하나입니다. 다만 오늘날처럼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죠. 코로나19는 많은 생활 양식을 바꿔 놓았는데요. 그중 하나가 비접촉의 증가입니다.

비접촉 결제 (출처: 바클레이카드)


영국의 신용카드 업체인 바클레이카드에 따르면, 2009년 전체 결제의 58%가 현금 결제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지난 10년 동안 현금 결제는 23%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영국 소비자의 54%가 이전까지 사용하지 않은 결제 방식을 터득했는데요. 바로 비접촉식 카드 사용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는 1억 3,600만 개가 넘는 비접촉식 카드가 보급됐습니다. 전염병 유행 이전에도 영국 전체 카드 거래의 40% 이상이 비접촉식이었지만,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2020년 비접촉식 카드 거래는 90%로 늘어났습니다. 비접촉식 카드의 수가 전통적인 카드를 초과한 것입니다.

사실 비접촉식 결제가 가속화된 결정적인 원인은 거래 당 지출 한도가 50파운드에서 100파운드로 상향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비접촉식 카드를 영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규제 당국은 비접촉식 결제의 성장을 원했으나 부작용을 이유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우려보다 비접촉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제한이 풀리자 이용률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영국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졌습니다. 규제를 유지할 방향이라 하더라도 선구적인 위치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급류를 탄 동향을 쫓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접촉식에 대한 투자가 치솟는 시기가 된 겁니다.

비접촉 동향에서 비접촉식 결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소비자들은 현금이나 카드를 요구하지 않는 자유로운 결제를 원하고 이를 위해서는 결제 처리, 보안, 제도 등 뒷받침되어야 할 요소들을 모두 통합해야 하죠. 현재 이런 문제들은 플랫폼 기술의 발전으로 거의 해결됐습니다. 그러자 이제는 어떤 결제 방식이 미래에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이 쟁점이 됐습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2019년 11억 6,800만 달러 규모였던 비접촉식 결제 시장이 2027년에는 54억 2,4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성장할 결제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을 꼽았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성장은 현금과 카드 결제, 특히 비접촉 카드 결제를 잠식해 그 의미가 큽니다. 점점 전통적인 카드 발급이 사라진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맥리어 링페이 (출처: 맥리어)


영국 런던 기반 스타트업 맥리어(McLEAR)는 반지형 결제 솔루션인 '링페이(RingPay)'를 개발했습니다. 반지의 가격은 89.99파운드로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볍고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링페이는 견고한 세라믹 재질로 스크래치나 깨짐에 견딜 수 있습니다. 완벽한 방수 기능을 제공하고, 저자극성으로 피부 자극도 줄였습니다. 그리고 충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항상 손가락에 착용한 상태로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결제는 은행 계좌와 분리된 앱을 거쳐서 이뤄지며, 지출 내역 확인이나 결제 한도 설정, 결제 기능을 꺼 놓는 것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을 결제 주체가 아닌 보조로만 사용하며 의존도를 낮췄습니다. 스마트폰을 소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배터리나 통신에 방해 없이 결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맥리어는 비자와 제휴해 결제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링페이 사용이 플라스틱 카드 사용보다 늘어나면 신용카드 회사는 사업을 플라스틱 카드 대신 링페이와 같은 웨어러블 결제 장치의 발급을 늘리는 쪽으로 전환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웨어러블이 성장할 수 있는 건 전통적인 카드의 잠식을 실현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톤태그 (출처: 톤태그)



통신 기술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인도 방갈로르 기반 스타트업인 톤태그(ToneTag)는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회사는 음파로 통신해 결제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톤태그의 기술은 일종의 QR코드입니다. 장치간 통신이 발생할 때 암호화된 음파를 생성해 데이터를 주고받습니다. 소리를 이용하므로 별도의 센서나 표준화된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SDK로 배포되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피처폰이나 고전적인 ATM 장치에도 탑재해 비접촉 상호작용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소매점은 톤태그가 개발한 리테일팟(RetailPod)만 보유하면 음파로 결제를 구축할 수도 있죠.

올해 초, 아마존은 톤태그의 음파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부터 오프라인 소매 체인의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한 아마존은 자사의 비접촉 기술을 투자한 소매점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톤태그의 음파 기술은 독자적인 방식으로 기존 QR 코드나 NFC와는 다른 영역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보이지만, 여전히 피처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전체 휴대전화 이용자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스마트폰 보급에 앞서서 독자적인 톤태그로 피처폰 사용자를 비접촉 플랫폼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아마존은 인도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결제 외 비접촉 동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나노씽스 나노태그 (출처: 나노씽크)



뉴욕 기반 스타트업 나노씽스(NanoThings)는 비접촉 공급망 기술을 개발합니다. 냉장 및 냉동 식품 공급망을 추적하는 기술로 사물인터넷(IoT) 통신 기술인 로라완(LoRaWAN)을 사용합니다. IoT 센서인 나노태그(NanoTag)를 로라완과 연결해 식품을 보관하는 박스, 창고, 트럭을 모니터링하는 것이죠. 이는 동전보다 얇고 영하 40도까지 견딜 수 있습니다. 배터리 또한 4년 동안 지속됩니다.

나노태그의 장점은 여타 IoT 센서와 달리 스캔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RFID 또는 QR 코드 기반 기술은 공급망 관리 데이터를 확인하기 위해서 접촉해 스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반면 나노태그는 로라완을 통해 모든 데이터가 전송되기 때문에 창고에서 트럭으로, 트럭에서 소매점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공급망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최소 데이터 전송 범위는 무려 1마일로 전송 오류를 최소화하며 최대 10마일까지 범위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식품 안전 등급으로 식음료에 직접 부착할 수 있어서 생산지에서 나노태그를 포함하기만 해도 사람이 확인하지 않은 채 판매 직전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합니다.

이런 기술은 IoNT(Internet of Nano Things)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작은 나노센서를 활용한 연결로 기존 IoT보다 더 많은 곳에 적용할 수 있으며, 로라완과 같은 저전력 광대역 통신으로 데이터 전송 범위를 넓힘으로써 사람이 연결 대상에 접근하는 수효를 줄이는 것입니다.

나노씽스 공급망 추적 (출처: 나노씽스)


음식 배달 및 픽업 산업도 비접촉 동향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은 식당과 소비자의 접촉을 제거했습니다. 그러나 배달원과 소비자의 접촉까지 완벽히 제거하지는 못했죠. 더군다나 소비자는 음식이 배달되는 정해진 장소에 시간 맞춰서 출현해야 합니다. 물론 문 앞에 음식을 놔두는 등 방법이 있지만, 받는 시간이 느리면 여름에는 쉽게 상할 테고, 겨울에는 금세 식어버릴 겁니다. 

시애틀 기반 스타트업 미노우(Minnow)는 IoT 기반 비접촉 음식 배달 및 픽업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미노우 픽업 팟(Minnow Pickup Pod)'으로 불리는 장치는 와이파이와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습니다. 캐비넷 같은 외형으로 칸마다 음식을 보관하는 공간이 있는데요. 배달원이 음식을 넣어두면 소비자는 QR코드로 인증해 찾아 갑니다.

쉽게 말해 무인 택배함의 음식 버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몇 가지 특별한 점이 있죠. 미노우 픽업 팟은 실내조명이 포함돼 보관된 음식을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내부 재질은 흘린 음식점을 쉽게 청소할 수 있고, 자외선 살균 램프로 세균을 차단합니다. 인터페이스도 비접촉식으로 키패드나 터치스크린이 따로 없어 더 위생적입니다. 오직 음식만을 위한 솔루션이죠.
 

미노우 픽업 팟 (출처: 미노우팟)



음식 배달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함에 따라서 비접촉 요구가 함께 증가하는 만큼 미노우 픽업 팟에 대한 선호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첫 생산 물량은 매진됐는데요. 미노우 픽업 팟을 사용한 배달원의 80%와 소비자의 97%가 대면 배달보다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미노우는 사무실, 다세대 주택, 병원, 대학교 등 음식 배달이 활발한 곳에 더 많은 미노우 픽업 팟을 설치해 음식 배달을 완전한 비접촉 산업으로 바꿔놓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비접촉 동향은 접촉이 발생하는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염병 감염을 물리치기 위한 동향이 아닙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비접촉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아졌을 뿐 이미 미래를 주도할 기술 동향 중 하나입니다. 비접촉의 미래가 앞당겨졌다면 현실로 받아들일 준비도 더 빨라져야 할 것입니다.



글 ㅣ 맥갤러리 l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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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T로 만드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갑니다 LG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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